손드러의/마중글

이 나라 정치, 누구를 탓하랴

손드러 2012. 2. 27. 00:05

국회의사당

요즘 정치권이 요란하다.

총선이 코앞에 다가오고 정치권력의 매력에 홀딱 빠진 이런저런 사람들이 줄서기에 바쁘다.

4년 전 와신상담 끝에 공천을 따내고 의회의 한자리를 차지한자는 누릴수록 좋은 그 자리를 사수하기위해 용을 쓰고, 몇 번이고 실패한 정치꾼은 7전8기의 신화를 창조하기위해 도전장을 내민다. 낙선의 쓰라림을 안을 때마다 가족들의 엄청난 희생과 고통이 뒤따르지만 언젠가 이룰지도 모르는 단한번의 기회는 그 모든 것을 일거에 보상하리라는 희망의 등에 떠밀려 오늘도 처진 어깨를 높이 들고 목 좋은 자리에서 손을 흔들어 자신을 알린다.

이 작은 나라에 국회의원수가 299명이나 된다. 우리보다 인구가 6배가 넘는 미국(3억 이상)은 상원, 하원 포함하여 약 540명 정도이다.

민의를 대변한다는 국회의원은 일단 뽑히고 나면 엄청난 권력의 매력에 빠지고 만다. 한없이 낮은 자세로 국민을 위해서 봉사하겠다는 신념은 시간이 지나면 말끔히 사라지고 행사장의 상석, 소속된 상임위 산하 단체로 부터의 대우, 각종 청탁이나 이권개입의 매력에 빠져 거수기 노릇에 만족하는 이들이 상당하다.

거시적인 시각에서 나라를 위해 정책을 입안하고 서민들의 고통을 어루만지는 위로자 역할을 해야 할 사람들이 자신의 소신은 팽개치고 당리당략에 따라 앵무새 노릇을 하는 입법기관이 수두룩하다.

사실 이런 함량미달처럼 느껴지는 국회의원들이 한심하다면 이들을 뽑은 이들은 과연 누구인가?

자신이 뽑은 국회의원이 지난 4년 동안 의회에서의 무슨 활동을 했는지는 관심 없이 지내다가 돌아오는 4년에는 구관이 명관이라고 정해진 투표지 고정된 란에 원 도장을 찍고 있지는 않는지 반성해 볼 시점이다.

얼마 전 국회 정치개혁 특별위원들이 100분 토론에 나와 주장하는 모습은 가관이다.

공직자 선거법에 의하여 현재의 인구비례 국회의원수를 개정해야 할 처지에서 야당인 민주통합당의 제안에 새누리당 간사인 주모의원은 영남에서 2석을 줄이고 호남에서 1석을 줄이자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반박한다.

참으로 가소롭기 짝이 없다. 왜 국회의원 수를 줄이는데 영호남을 들먹이는가? 대법원의 위헌판결에 맞춰서 필요한 선거구에는 영호남을 막론하고 기준 잣대에 맞춰서 줄이면 그만일 것이다.

영남이나 호남에서 언제까지 특정 당에서 당선자가 나올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면 오산이다.

입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이 앞장서 영호남을 가르고 있으니 한심하다.

같은 국회의원에게 선거구획정을 맡기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는 꼴이다.

차제에 선거구획정이나 공천 심사 등은 잡음과 공정을 기하기 위해 자신들의 이해가 얽혀있는 국회의원이 아닌 시민단체나 명망 있는 인사들이 참여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정치인들에게 대부분 실망하면서도 실상 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때면 늘 국민들에게 욕먹는 자의 손을 들어주곤 한다. 왜 참신한 사람이 없을까? 국회의원 수준은 국민들의 수준을 넘지 못한다. 국회의원을 욕할 것이 아니라 우리자신들의 사람 보는 안목이 없음을 한탄해야 할 것이다. 제발 이 번 만은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 하지 말았으면 얼마나 좋을꼬.

<2012. 02. 27  손드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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