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한국 천주교회사

[스크랩] 조선교구의 설정 -5

손드러 2010. 1. 19. 09:08

브뤼기에르(Bruguiere)신부가 동료들에게 신부가 쓴 편지


『친애하는 동료 여러분!

  포교성성(布敎聖省)에서 조선을 여러분에게 맡기려고 하였다는 것과 여러분은 적어도 당분간은 이 제안(提案)을 받아들이기를 주저하고 계시다는 것을, 모든 포교지(布敎地)에 보내신 공동편지(共同便紙)를 읽고 알았습니다. 돈도 없고, 선교사의 수효는 적고, 다른 포교지(布敎地)에 부족한 것도 많고, 그 지방에 들어가는 데 거의 극복(克服)하지 못할 난관(難關)이 가로 놓여 있고, 또 불행(不幸)한 신입교우들이 선교사(宣敎師)를 국내에 인도(引導)해 들이는 데에 사용하겠다는 방법(方    法)이 너무도 미진(未盡)하고 한 것이, 이 일을 좀더 좋은 시기(時期)로 미룰 수 있는 충분한 이유(理由)가 된다는 생각을 여러분은 가지셨습니다 ….

    

    소조뽈리스(Sozopolis) 주교(主敎)님은 우리 회가 할 수 있는 대로 빨리 이 포교지(布敎地)를 맡아 주기를 진심으로 원하십니다. 그래서 이 사정(事情)을 여러분에게 말씀드리겠다고 하십니다. 그러나 이 일이 성공(成功)하기를 원하시는 주교님의 열의(熱意)가 아무리 크다 하더라도, 내 열의를 당하지는 못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저 불운(不運)한 교우(敎友)들에게 이익(利益)이 되기를 원하는 간절한 마음이 있기 때문에, 그들을 위하여 이 편지(便紙)를 쓰게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저에 대해서 아주 착한 뜻을 가지고 있다는 것과, 다만 달리는 어떻게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아직 몇 해를 더 기다리기로 결정(決定)하였으리라는 것을 미리부터 확신(確信)하는 바입니다. 이러한 동기(動機)는 찬성할만하고 매우 슬기로운 것이며, 성성(聖省)에서도 거기에 동조(同調)하는 듯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것으로 문제(問題)가 아주 해결(解決)되어서, 다시 논의(論議)되고 재검토(再檢討)될 수 없을 지경으로 되었습니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나는 위에서 열거(列擧)한 여러 가지 이유(理由) 하나하나를 되살려가면서 몇 가    지 의견(意見)을 첨부(添附)하고자 하오니, 이것을 제대(祭臺)아래서 검토(檢討)하시고, 세심하게 고찰(考察)하시기 바랍니다. 내가 감히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은, 잘난 체 한다거나, 더 잘 아시는 분들에게 충고(忠告)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려고 그러는 것이 아니고, 오직 나의 양심(良心)에 순종(順從)하기 위해서입니다.


1) 우리는 기금(基金)이 없다.


  그러나 전교회(傳敎會)의 덕으로 수지균형(收支均衡)을 맞출 수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뿐 아니라, 포교성성(布敎聖省)에서 몇 해 동안은 보조(補助)를 하겠다고 합니다. 이런 보조금(補助金)들은 끊어질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씀하시겠지요. 회원(會員)이 원하면 언제든지 탈퇴(脫退)할 수 있는 회에서는 모든 것이 불안정(不安定)하기 때문에, 그 말씀이 맞습니다.

    그러나 이 사업(事業)은 시작한 지가 얼마 안 됩니다. 프랑스에서 이 사업을 시작한 교구(敎區)는 반이 될까 말까 합니다. 포교지(布敎地)에 대한 열의(熱意)가

 이제 막 생겨난 참입니다. 그러므로 몇 해 동안은 이 열의(熱意)가 식지 않을 것입니다. 좀 더 지나면 에 열의가 식을 수도 있겠지요. 사람이 하는 일이란 이런 운명을 타고 났고, 더구나 프랑스에서는 다른 어떤 곳에서 보다도 더욱 그러니 까요.

    그러나 그때까지는 지혜롭게 절약(節約)을 하여, 만일의 경우에 대비(對備)할 시간적 여유(餘裕)가 있을 것이고, 또 내일을 너무 걱정하여, 섭리(攝理)를 모욕(侮辱)하지 말라고 제자(弟子)들에게 말씀하신 천주께서 새로운 재원(財源)을 마    련해 주실 것입니다.

    우리 신학교(神學校)에서 일찍이 불가능(不可能)한 일을 하기를 거부(拒否)한 적이 있었습니까? 어떤 희망(希望)도 없는 것 같아 보이던 그때에, 포교지(布敎地) 중의 하나라도 포기(抛棄)한 일이 있었습니까? 그런 일은 없었지요. 우리는  천주께로 눈을 돌이켰으니, 악에서도 선을 이끌어내실 수 있는 그분은 모든 것을    하실 수 있다는 것을 믿었고, 우리의 희망(希望)은 저버려지지 않았습니다. 천주께서는 포교지(布敎地)를 구원(救援)하시기 위하여 기적(奇蹟)을 행하셨던 것입니다. 그러면 이번의 경우에 있어서는 천주의 권능(權能)이 작아졌단 말씀입니    까? 혹은 우리의 신덕(信德)과 망덕(望德)이 줄어들었다는 말씀입니까?


2) 우리는 선교사가 없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내놓을 수 있는 이유(理由) 중에서도 가장 약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젊은 신부(神父)들이 포교지방(布敎地方)을 지원(志願)하는 수효가 지금보다 더 많았던 때가 언제 있었습니까?

   공동편지(共同便紙)에는 한꺼번에 15명 내지 18명까지 지원자(志願者)가 있었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리고 매일같이 다른 지원자(志願者)들이 많이 올 것을 기대한다고 하였습니다. 하기야 신학교(神學校)에 들어왔다가 병으로 인하여 돌아간 사람도 몇은 됩니다. 그러나 언제고 다시 올 희망(希望)을 포기(抛棄)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뿐 아니라, 지원자(志願者)가 우선 없다고 가정한다 하더라도, 다음과 같이 하면 틀림없이 지원자들이 얼마든지 모여들 것입니다.

  『교훈이 되는 새 서한집』의 조선(朝鮮)이라는 제목이 붙은 기사(記事)를 모두 인쇄하고, 거기에다가 열심한 조선교우(朝鮮敎友)들이 여러 번에 걸쳐 우리 교황 성하(敎皇聖下)께 올린 편지(便紙)도 인쇄하여 넣으십시오. 그 사본(寫本)은 쉽게 장만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그것을 프랑스의 모든 소신학교(小神學校)와 대신학교(大神學校)에 보내며, 성직(聖職)을 지망(志望)하는 그 모든 신학생(神學生)들의 애덕(愛德)과 열성(熱性)에 간절한 호소(呼訴)를 하십시오. 그러면 오래지 않아 선교사(宣敎師)들을 얻게 될 것입니다.

     나는 프랑스 사람들의 성격을 잘 압니다. 이 위험(危險)한 포교지(布敎地)에서 봉착(逢着)하게 될 가지가지의 어려움은, 그들의 열성(熱性)을 자극하고, 그들에게 새로운 용기(勇氣)를 불어넣어 주는 역할(役割)밖에는 하지 않을 것이니, 지원자(志願者) 한 사람을 구하면 열명의 희망자(希望者)가 나올 것입니다.

   

출처 : 가톨릭 교리신학원 총동문회
글쓴이 : 가브리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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