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한국 천주교회사

[스크랩] 신유박해의 종말 -1

손드러 2010. 1. 19. 07:54
 

                                   제  5  장

                  신유박해(辛酉迫害)의 종말(終末)


     천주교에 대한 척사(斥邪) 윤음(윤音) - 마지막 몇 명 처형 - 개요(槪要)



1. 천주교에 대한 척사(斥邪) 윤음(윤音) 반포


① 유항검(柳恒儉) 아우구스티노와 황사영(黃嗣永) 알렉산델에 대한, 반은 정치적(政治的)이고 반은 종교적(宗敎的)인 재판에 즈음하여, 천주교와 남인(南人)들의 원수(怨讐)들은, 여러 중요한 인물(人物)들이 귀양만 가고 순교자(殉敎者)들의 집안이 완전히 멸망(滅亡)하지 않은 데에 불만(不滿)을 품고, 새로운 시도(試圖)를 하기로 결심(決心)하였다.

  그래서 그들은 대왕대비 김씨(大王大妃金氏)에게 청원(請願)을 하여, 귀양 간 그 사람들을 모두 다시 재판(裁判)에 붙일 것과, 가장 많이 사형(死刑)을 당한 대가(大家)들의 부인들과 아이들을 기소(起訴)할 것과, 끝으로 사형선고(死刑宣告)를 받은 자들은 하나도 빼놓지 말고 모두 그들의 집과 재산(財産)을 적몰(籍沒)할 것을 청하였다.

   정부에서는 처음에는 이 대하여 대답을 하지 않았다. 청원자(請願者)들 중에는 가장 높은 공직(公職)에 있는 자들도 있었는데, 그들은 용기(勇氣)를 잃지 않고 여러 차례 회합(會合)을 하여, 대왕대비 김씨(大王大妃金氏)와 대신(大臣)들의 결정을 강요(强要)하여, 그들의 목적(目的)을 달성할 최선의 방법(方法)을 논의하였다.


② 그러나 뜻하지 않은 장애(障碍)가 일어나, 그들의 계획(計劃)은 갑자기 중단(中斷)되었다. 13세밖에 되지를 않아, 아직 국사(國事)에 참여(參與)하지 않던 임금이 그들의 계획(計劃)을 알게 된 것이었다.

   임금은 나라의 모든 고관(高官)들이 신민(臣民)들의 목숨을 구하려 들기는 고사하고, 끊임없이 그들의 죽임을 모의(謀議)하는 것을 통렬(痛烈)히 개탄(慨嘆)하였다. 그리고 이미 내려진 판결(判決)의 재심(再審)을 임금의 명으로 엄금(嚴禁)하였고, 그 뒤부터는 재심을 얻기 위한 새로운 교섭(交涉)을 하는 것도 엄금하였다.

   이 빛나는 처사(處事)로, 청원(請願)을 냈던 자들은 낭패(狼狽)를 당하였고, 여러 대가(大家)들의 남은 가족(家族)들은 완전한 멸망(滅亡)에서 구함을 받게 되었으니, 이들은 오늘에 이르기까지도 임금의 관대(寬待)하심에 매우 감사(感謝)하고 있다.

   그것은 11월, 황사영(黃嗣永) 알렉산델이 순교던 바로 그날이었다고 한다. 어린 임금편에서 이런 강력한 발의(發議)를 하였으니, 박해(迫害)가 공식적으로 그대로 계속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대왕대비 김씨(大王大妃金氏)는 비록 마음은 내키지 않았으나, 다시는 새로운 기소(起訴)를 하지 말라는 명을 내렸고, 국청(鞠廳)도 해체(解體)되었다.

   그와 동시에 대신(大臣)들은 백성에게 내리는 포고(布告) 또는 훈시(訓示)의 형식으로, 박해(迫害)에 대한 그들의 처사(處事)에 대한 변명(辨明)을 준비하였다.


※ 12월(1802년 1월 25일)에 반포(頒布)된 포고문(布告文)


『정부의 명을 받아 대제학(大提學) 이만수(李晩秀)가 지은 사교(邪敎)를 배척(排斥)하는 

  훈시(訓示).


㉠ 임금의 말씀이 이러하다. 하늘과 영광스러운 조상(祖上)들이 우리나라를 은밀히 보호(保護)하심으로, 악의 뿌리가 뽑히고, 그 으뜸가는 두목(頭目)들이 마침내 쓰러졌으므로, 온 조정(朝廷)과 나의 백성(百姓)에게 그것을 알린다. 이것은  8도(八道)가 기뻐해야 할 복이요, 후손만대(後孫萬代)에 걸쳐 자연과 사회의 원칙(原則)들의 발전(發展)이 확보된 것이다.

   기자(箕子)에게 양도되었던 이 나라가, 2천리가 넘는 국토 안에서 크나큰 평화(平和)를 누려오는 지가 4백 년이 되었다. 그의 백성은 사농공상(士農工商)으로 이루어졌고, 그의 가르치는 책은 시전(詩傳,) 서전(書傳) 그리고 예법(禮法)과 음악책들이다. 백성(百姓)에게 배우고 본받으라고 하는 것은 요(堯), 순(舜), 우(禹), 탕(湯), 문왕(文王), 공자(孔子), 맹자(孟子), 정자(程子) 및 주자(朱子)의 가르침이다. 그 윤리(倫理)의 근본(根本)은 군신(君臣), 부자(父子), 부부(夫婦),  장유(長幼), 붕우(朋友)의 관계이다.


㉡ 우리나라의 임금들이 대대로 오래 이어 내려오는 동안, 주남(周南)과 소남(召南)의 덕이 특히 뛰어났고, 덕과 윤리(倫理)의 중요한 바탕이 숭상(崇尙)되었으며, 지혜(智慧)있고 이름 높은 많은 어른들로 하여금 경서(經書)의 뜻을 품게 하였고, 1 천(一千) 성인(聖人)의 생각을 서로 전하여 내려왔다.

   재위(在位) 24년 동안을 빛나게 다스린 선왕(先王)은 윤리(倫理)를 보호(保護)하고 선비들의 종교에 귀의(歸依)하였으며, 주자전서(朱子全書)를 발간케 하였고, 천자(天子)께 변함없는 충성(忠誠)을 바쳐 오랑캐를 쳐 물리쳤으며, 춘추(春秋)의 그 위대한 주의(主義)를 실시하였다.

   온 나라 안에 효도(孝道)를 널리 펴기 위하여 친히 효도를 실천(實踐)하여. 당신 마음속에 풍부히 배어있는 것을 모두 밖에 펼치니, 사해(四海)가 착한 길로 돌아섰다. 그분의 발자취가 닿는 곳마다 평화(平和)와 조화(調和)가 이루어졌고, 그분이 나타나는 곳마다 기묘(奇妙)한 결과(結果)가 드러났다.

   저 먼 서양(西洋)에서 썩고 독한 기운이 이 문명(文明)한 나라에 비밀히 불려들어와. 그 깨끗한 땅을 더럽힐 수 있을 것이라고 그 누가 미리 내다 볼 수 있었겠는가?


㉢ 이 사도(邪道)를 좇는 자들이 숭배(崇拜)하는 것은 뱀귀신과 소귀신이며, 그들은 거의 세계의 반을 더럽혔다. 그들은 천당(天堂)과 지옥(地獄)을 말하며, 신부(神父)와 주교(主敎)라 부르는 자들을, 예전 사람들이 척동(尺童)을 공경하는 것보다 더 한다.

   그들이 십계(十誡), 칠극(七極)이라 부르는 것은 예언술과(豫言術)과 요술(妖術)을 가르친다고 주장하는 그 책들 속에 들어 있는 거짓말과 비슷한 것이다. 삶을 좋아하고 죽음을 싫어함은 사람이 타고난 감정(感情)인데, 그들은 칼과 톱을 마치 편안한 잠자리를 보듯 한다. 부모(父母)에게서 생명(生命)을 받은 것을

   그들에게 감사(感謝)하는 것은 하늘이 친히 정하여 놓은 법인데,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들은 제사(祭祀)드리는 것을 다만 헛되고 쓸데없는 일로 생각한다. 그들의 조상(祖上)의 영혼(靈魂)이 쇠약(衰弱)하여 죽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 마침내 그들의 풍속(風俗)의 어지러움은 한 층 더 부끄럽다. 전락(轉落)한 집안들과 몇몇 몰락(沒落)한 양반(兩班)들이, 정부(政府)에 대하여 원한(怨恨)을 품고 무뢰한(無賴漢)들과 결탁(結託)하여, 외부의 어떤 조직(組織)의 힘을 빌려 군중(群衆)속에 그들의 해독(害毒)을 전파(傳播)하였다.

   그들은 장사치들을 불러 들였고, 농사꾼들과 여자들 중에서 모여 들었으며, 그런 다음 사회 여러 계급(階級)간의 질서(秩序)를 깨뜨리고 문란(紊亂)케 하여, 모든 관습(慣習)을

 타락(墮落)시켰다.

   그들은 한문(漢文) 두세 글자를 써서 자기들끼리 서로 알아보기 위하여 비밀한 이름을 각기 자어 가진다. 그들은 온당치 않은 그림 몇 장으로 그들의 오막살이와 움막을 비밀히 장식(裝飾)하며, 한 밤중에 은밀한 방에 모여 머리를 맞대다시피 하고서 책을 읽고 설교(說敎)를 하며, 또 어떤 때에는 대낮에도 나타나, 군중이 모인 가운데에서 선동(煽動)을 한다.

  그들은 이렇게 하여 최근에 뿌리 뽑힌 역적(逆賊) 강이천(姜彛天)의 무리보다도 훨씬 더 많이 불어났다.  장차 무슨 일이 일어나기만 하면 어찌 황지(潢池)의 변란(變亂)보다  더 중대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 승훈(승훈)은 북경사신일행(北京使臣一行)을 따라가서 타락된 책들을 사가지고 왔고, 서양인(西洋人)들의 교당(敎堂)에 가서 그 외국 민족(外國民族)의 제자(弟子)가 되었으며, 약종(若鍾)은 온 집안과 형제들과 함께 이교에 물들었으며, 철신(철신)의 일향(一鄕)과 역적 희(禧)의 사생아 창현(昌顯)은 거기에서 학식(學識)과 박학(博學)으로 이름을 날렸다.

  조정에서 높은 벼슬을 하던 락민(樂敏)은 그 무리들의 대장이 되어, 국왕(國王)의 은혜(恩惠)를 배반(背反)하고 끝까지 자기의 사악(邪惡)한 사상(思想)을 바꾸기를 거부하였다. 그는 창현(昌顯)과 필공(必恭)보다도 한 층 더 부패하여, 조상(祖上)들의 사당(祠堂)을 헐고 인륜(人倫)을 파괴하여, 지충(持忠)과 상연(尙然)의 고질이 된 악의(惡意)를 능가(凌駕)하였다.


출처 : 가톨릭 교리신학원 총동문회
글쓴이 : 가브리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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