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한국 천주교회사

[스크랩] 신유박해 -주문모 신부의 순교-2

손드러 2010. 1. 18. 22:56
 

⑥ 포졸(捕卒)들이 임희영(任喜永)을 잡으러 왔을 때, 趙(용삼) 베드로와 그의 아버지는

    주인과 같이 잡혔으나, 베드로의 아우「호삼」은 피할 수가 있었다. 길을 가는 동안 조

    씨(趙氏)는 자기아들에게,

  ꡒ이번에 나는 천주를 위해 목숨을 바치기로 결심했으니, 나는 틀림없이 순교자 가 될 것

     이다. 너는 어떻게 하겠느냐?ꡓ

    하고 물으니, 趙(용삼) 베드로는

  ꡒ누구도 자기의 결심과 자기의 힘을 믿을 수가 없습니다. 약하고 불쌍한 제가 어떻게 감

     히 순교하기를 기대할 수가 있겠습니까?ꡓ

   하고 대답하였다.

   그들은 관장(官長) 앞에 끌려갔는데, 첫 번 신문(訊問)에서부터 아버지는 그의 어리석은

   자만(自慢)과, 자신의 힘을 너무 믿은데 대한 벌을 받아, 슬프게도 굴복(屈伏)하였다.

   관장(官長)은 趙(용삼) 베드로에게

  ꡒ너도 배교하라!ꡓ

   고 말하니, 趙((용삼) 베드로는

  ꡒ저는 배교할 수 없습니다.ꡓ

   하고 대답하였다.

  ꡒ아니, 네 아비가 목숨을 보전하려고 하는데 너는 죽기를 원한단 말이냐? 그것은 효도를

    어기는 것이 아니냐?ꡓ

  ꡒ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만약에 부모가 그른 길로 가고 있을 때라도, 자식들은 그들의

    모든 본분을 다하기를 계속한다면, 거기에 대해서 자식들이 효도를 어긴다고 하겠습니

    까? 각자가 자기의 본성을 따라 부모를 공경하고 섬겨야 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분들보다 먼저 그분들의 위에 계시는 천지만물의 대왕이시며, 공통된 아버지인신 분

    이 계시니, 그분이 제 부모에게 생명을 주셨고, 그분이 제게도 생명을 주셨습니다. 그러

    니 어떻게 배반할 수가 있겠습니까?ꡓ

   관장(官長)은 성이 나서 여느 때보다도 혹독(酷毒)한 고문(拷問)을 곁들인 신문(訊問)을

 두세 번 더하였고, 趙(용삼) 베드로는 형벌(刑罰)을 당하는 중에 무릎이부러져 다리에서

 떨어져나가고, 온 몸이 상처투성이가 되었다.

   그러나 그는 더욱 무서운 시련(試鍊)을 겪어야만 했다. 어떠한 권고(勸告)도, 아무리 무

 서운 형벌(刑罰)도 쓸데없음을 보고, 관장(官長)은 그의 아버지를 불러오게 하여 증거자

 (證據者) 앞에서 그에게 말하였다.

  ꡒ나는 네 아들 때문에 너를 죽일 수밖에 없다. 그러니 아들에게 말 하여라! 네 말 한마디

    로 너희 둘을 다 살릴 수 있는 것이다. 모든 것이 다 네게 달렸으니, 마음을 돌리도록 그

    에게 권고하라!ꡓ

   그와 동시에 아들이 보는 앞에서 그를 혹독(酷毒)하게 치게 하였다. 趙(용삼) 베드로는

 굴복(屈伏)하여 소리를 질렀다.

  ꡒ저는 인륜을 끊을 수는 없습니다. 저 때문에 아버지를 돌아가시게 하는 것을 원치 않으

     니, 저희 둘을 다 살려 주십시오.ꡓ   

   그런 다음 그는 분명히 굴복(屈伏)을 하였고, 관장(官長)은 성공(成功)한 것을 기뻐하며, 즉시 그들을 석방(釋放)하여 돌려보냈다.


⑦ 그러나 趙(용삼)베드로가 관아(官衙)에서 나오다가 이중배(李中培) 마르띠노를 만났는

    데, 마르띠노는 그의 나약(懦弱)함을 몹시 책망(責望)하며 빨리 통회(痛悔)하라고 권고

 하였다. 그는 맹목적인 효성(孝誠)에 진 것일 뿐, 신앙(信仰)은 그의 마음에서 여전히 살

 아있었다. 자기 죄가 두렵고 진실(眞實)로 뉘우치는 마음이 생겨, 그는 밤을 뜬 눈으로 새

 우고, 이튿날 아침 관장(官長) 앞에 나아가 말하였 다.

  ꡒ제가 어제 한 일은 지금 제게 극도의 후회를 일으킵니다. 사또께서는 아들인 저는 저의

    죄 때문에 죽이시고, 아버지는 그의 원대로 다루어 주시길 바랍니다. 왜냐하면 아들의

    죄 때문에 아버지를 죽이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닐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각자가 자

    기의 행실에 따라 책임도 다루어져야 할 것입니다.ꡓ

    관장(官長)은 趙(용삼) 베드로의 허약(虛弱)한 모습을 보고 그의 고집을 쉽사리 꺾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던 만큼, 마음이 더욱 상하여 그를 매우 엄중(嚴重)하게 가두라고 하였다. 그리고 신문(訊問)할 때마다 다른 교우(敎友)들보다 더 오래, 더 심하게 때리라고 명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러나 그 어떤 것도 소용(所用)이 없었으니, 趙(용삼) 베드로는 그의 겸손(謙遜)한 통회(痛悔)와 하느님의 은총(恩寵)으로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다.


⑧ 수령(守令)은 또 원경도(元景道) 요한의 장인 최창주(崔昌周) 마르첼리노도 체포(逮捕)

  하게 하였는데, 이 사람은 보통「여종」이라고 불렀다. 그는 여주 고을에 사는 양반(兩班)으로 온 가족(家族)과 함께 천주교(天主敎)를 믿고 있었다.   1791년에 그는 배교(背敎)하여 박해(迫害)를 모면 하였었다(本稿 50쪽 참조). 그러나 그때부터 자기의 죄를 뉘우치고, 하느님께 자기의 피를 흘려 죄를 씻을 은     총(恩寵)을 구하기를 그치지 않았다.

   박해(迫害)의 처음 소문(所聞)이 났을 때에 그에게 도망하기를 권하는 아내에게 그는 웃으면서 대답하였다.

  ꡒ안심하시오. 내가 없더라도 당신은 살아갈 수 있을 거요.ꡓ

   그의 어머니도 간청(懇請)을 하므로, 그는 어머니의 명을 존중(尊重)하여 집을 떠나 서울로 향하였다. 그러나 길을 떠나자마자 마음이 변하여 집으로 되돌아왔다. 그는 그날 밤 여주관장(驪州官長)이 보낸 포졸(捕卒)들에 붙잡혔고, 포졸들은 그를 관아(官衙)로 끌고 갔다. 관장(官長)이 그에게 물었다.

  ꡒ누구에게 천주교를 배웠느냐? 또, 네 공범자들은 누구냐? 모두 바른대로 말하여라!ꡓ

     최창주(崔昌周) 마르첼리노는 대답하였다.

  ꡒ천주께서는 아무에게도 해를 끼치는 것을 금하고 있습니다. 저는 아무것도 아뢸 말씀

    이 없습니다.

   관장(官長)은 그를 신문(訊問)하고 몽둥이로 때리게 하였다. 마침내 그가 신앙(信仰)을 굳게 지키는 것을 보고, 방금 말한 그의 사위 원경도(元景道) 요한과  이중배(李中培) 마르띠노와 그 밖의 몇몇 증거자(證據者) 및 많은 다른 교우(敎友)들이 갇혀 있는 옥에 함께 가두었다.


⑨ 6개월 이상이나, 갇혀있는 교우(敎友)들은 보름에 한 번씩 관장(官長) 앞에 출두(出頭)하여 신문(訊問)을 받고, 점점 더 심한 고문(拷問)을 당해야 했다. 이 거듭되는 형벌(刑罰)로 사방이 헤어진 원경도(元景道) 요한의 몸이, 여러 번 기적적(奇蹟的)으로 나았었다고 한다. 원경도(元景道) 요한의 가족(家族)은 여러 차례 그의 마음을 움직여보려고 하였는데, 하루는 늙은 여종(女從) 하나가 그를 찾아와서 그의 어머니와 아내의 정상(情狀)을 몹시 슬프게 전하여 주었다.

    그가 그러한 이야기를 듣고 다른 때보다 더 마음이 흔들리는 것 같이 보였는데, 이중배(李中培) 마르띠노가 그를 도우러 와서, 그 늙은이를 어떻게나 무서운 눈으로 흘겨보았는지, 그 여자는 겁에 질려 달아나서 다시는 감히 오지 못하였다.

    이중배(李中培) 마르띠노도 역시 무서운 유혹(誘惑)을 당해야 했었다. 그의 늙은 아버지가 눈물을 줄줄 흘리며 옥으로 찾아와서, 그의 손을 잡고 말하였다.

  ꡒ그래, 너는 백발이 성성한 네 아비를 버리고 죽고자 하느냐?ꡓ

   이중배(李中培) 마르띠노는 대답하였다.

  ꡒ아버님, 저는 효성의 본분을 결코 잊지는 않습니다. 아마 제 처신이 별로 용감해보이지는 않을 것입니다만, 아버님도 저와 마찬가지로 교우이시니, 우리의 사물을 더 높은 시야에서 보아야 합니다. 인정에 끌려 하늘에 계신 우리아버지를 배반하는 것이 옳겠습니까? 아버님 자신이 판단하십시오.ꡓ


출처 : 가톨릭 교리신학원 총동문회
글쓴이 : 가브리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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